물 빠진 듯 연한, 곧은 금발을 허리께까지 느슨히 땋아내렸다. 끝에 매달린 리본은 7년 내내 파란색을 고수하는 중. 동그란 무테 안경 뒤로 비치는 보랏빛 눈은 부드럽게 아래를 향해 쳐져있는데, 늘 살짝 젖어있어 처음보는 사람은 '혹시 울다 나온건가?' 하고 오해하는 일도 다반사. 표정이 워낙 다양해 입이 호선을 그리다가, 시무룩하니 휘어졌다가, 다시 방긋 웃어보이느라 늘 바쁘다. 햇빛을 영 못 받았는지 새하얀 피부에 얇은 턱선. 전체적으로 선이 가늘어 곱상한 느낌을 주는 얼굴이다. 손이 유독 길고 마른 편.
단추 하나 풀지 않고 단정히 착용한 교복을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모두 몸에 꼭 맞췄으나, 망토만은 움직이기 편하도록 품이 넉넉하다. 회색 조끼로부터 쭈욱 시선을 내리면 교복 바지 밑으로 까만 블루처 구두가 눈에 들어온다. 호리호리한 체형에 팔다리가 길어, 과장 좀 보태서 바람 불면 날아갈 것처럼 보이기도.
평소 제스처가 시원시원하고, 워낙 말라서 본래 키보다도 훨씬 커보이곤 한다. 그래도 싱글싱글 웃는 상인 덕에 위압적인 느낌을 주지는 않는 듯. 첫인상은 대개 훌쩍 웃자란 식물같은 사람.
성격 :
▷미묘하게 낯을 가린다. 친해지고 난 다음, 정확하게는 믿을 수 있게 된 다음에야 말문이 탁 트이는 타입. 그 전에도 자연스레 말을 걸고 웃어보이긴 하지만, 단어나 화제를 고를 때 조금 유난스럽다, 싶을 정도로 조심한다. 주로 실없는 이야기만 늘어놓으면서 상대를 떠보곤 하는데, 여기 걸리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4학년 전후에 생긴 습관이다.
▷굉장히 겁이 많고 예민하다.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편안히 앉아있다가도 금세 걱정에 빠지거나 불안해하곤 한다. 아직까지도 유령만 보면 흠칫해버린다고. 감정기복도 심해 쉽게 기뻐하고, 우울해하고, 눈물도 많다. 그래도 남들 앞에서 우는 것까지는 어찌저찌 자제해온 듯.똑같은 일에도 다른 사람들보다 배는 강한 감정을 느낀다.
▷거창한 표현을 즐겨쓴다. '거창한 기분이 들 때는 거창한 표현을 써야한다'가 지론. 사용하는 단어 자체가 과장된 게 많고, 적당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엔 대신 문장이 장황할 정도로 길어진다. 자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싶기 때문이라나. 일단 본인은 제 말투를 매우 마음에 들어하고 있다.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은 아니고, 반쯤은 의식적인 노력의 산물.
표정도, 제스처도 다양해 리액션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물론 입만 열면 깬다는 소리도 같이.
▷새로운 시도도, 변화도 꺼린다. 어지간해선 현상 유지에 만족하는 사람. 아무래도 겁많은 성격의 영향인 듯 하다. 어떤 결정이든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고 보는데, 심할 때엔 아예 '골라야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 척해버리기도 한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걸 최대한 피하려한다. 여기엔 물론 싸움도 포함되는데, 싸우기 싫다기보단 징계를 받을까봐 꺼리는 것. 집안에 연락이 가는 걸 몹시 두려워한다. 때문에 화가 나도 일단은 꾹꾹 눌러보려 애쓰지만, 워낙 감정이 격한 편이라 참기 그리 쉽지는 않다고.
기타사항 :
▶미국 순혈가문라미레즈가의 독자.
뉴햄프셔에 위치한 순혈가문. 본디 스페인에서 갈라져 나왔으나 현재 그 핏줄은 거의 희석된 상태다. 유서깊은 극순혈주의 집안으로, 북미 순혈가문들 중에서도 유독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성향을 지녔다. 현재라이너스의 조부인 카지미어 오르피어스라미레즈가 가주를 맡고 있다.
▶사상
-입학 당시~1학년 :
"노마지? 구경용이에요? 아니면 수업 교구?"
'반순혈주의'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태로 학교에 왔다. 가문에서 알려준대로 노마지는 마법사와 다른 종이고, 난폭하고 능력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저 발언 때문에 첫날부터 싸움이 붙었다는 듯.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교육을 받는다는 말에 진심으로 놀랐지만, 머지않아 다들 자퇴할 거라 여겼기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2학년 :
약간의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집안에서 교육받은 것, 학교에서 배운 것 사이의 괴리감 때문에 이전만큼 함부로 입을 열지 못하게 되었다. 한 해동안 꾸준히 도서관을 들락거렸지만, 그럼에도 제 생각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했다. 결국 방학식 날까지도 작은 언쟁을 벌이고 집으로 돌아갔다.
-3~6학년 :
3학년이 되던 여름방학, 반순혈주의로 돌아섰다. 처음에는 습관적으로 차별발언이나 단어를 입에 담았으나 그 때마다 친구가 교정해주었다. 가장 고치기 힘들었던 것은 '노마지'. 아직까지도, 특히 방학이 막 끝난 시점이면 무심코 튀어나오곤 한다. 제 사상-반순혈주의-이 옳다곤 생각하지만, 그걸 아무에게나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진 않는다. 집안에 알려지면 수습이 불가능하기 때문.
이전에 싸웠던 아이들에게 사과했다. 몇몇에게는 용서받았고, 몇몇에게는 경멸당했다. 내가 잘못한 건 맞으니까, 하고 넘기려 하지만 생각할 때마다 우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1~2학년 때 이야기는 먼저 꺼내지 않는다.
▶집안에는 제 사상변화에 대해 입도 뻥긋해본 적 없다.
▶배정받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정쩡한 녀석이라면서 모자가 한참 투덜거렸는데, 어디를 가기에도 영 모자랐다나.라이너스가 슬리데린으로 가길 간절히 바랐기 때문인지, 그나마 여기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였는지 결국 슬리데린으로 보내주었다.
▶지팡이는 산사나무에 용의 심금, 15인치. 저학년 때는 종종 주문을 역발사하거나, 아예 말을 안 듣는 등 상당히 까다롭게 굴었으나 지금은 다루는 법을 터득한 듯. 그와는 별개로 제 지팡이를 썩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양친은 입학 이전 세상을 떴다.라이너스를 호그와트에 보낸 사람은 할아버지인 카지미어로, 어째선지 본인이 보내놓고도 몹시 못마땅해하는 중. 북미 학교를 두고 굳이 호그와트에 입학시킨 이유는 불명이다.
▶실기보다는 필기에 훨씬 강하다. 읽고 외우는 쪽이 더 잘 맞기도 하고, 실기(특히 어둠의 마법 방어술, 신비한 동물 돌보기)는 연습하기 무섭다며 발을 빼는 경우가 많기 때문. 당연히 패트로누스도 아직이다. 제일 좋아하고 잘 하는 건 마법의 역사.
▶한 번에 꼭 한 가지 일만 해야한다. 좋게 말하면 집중력이 뛰어나고, 나쁘게 말하면 멀티태스킹이 전혀 안 되는 타입. 글씨를 쓰면 노래가 안 들리고, 노래를 들으면 글씨를 못 쓴다. 멀쩡히 걷다가도 고민할 일이 생기면 우뚝 멈춰서거나 심지어는 넘어지는 일도 허다하다. 덕분에 주변사람 속을 터트릴 때가 많지만, 본인은 딱히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
▶독서를 즐긴다. 한 번 읽었던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게 취미. 가장 많이 읽은 책은 바틸다 백셧이 쓴 '마법의 역사'. 왜 교과서를 읽고있냐면서 딴죽 걸리는 건 일상이다.
▶스페인어를 교양으로 배웠다. 의사소통에는 무리가 없지만 읽고 쓰는 건 조금 느린 편.
▶거짓말도, 거짓말 하는 것도, 거짓말 하는 사람도 굉장히 싫어한다. 이유를 물으면 '여기는 학교니까', 라는 애매한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성보다는 이름, 이름보다는 애칭을 불러주는 걸 선호한다. 자신도 남들을 이름으로 부르는데, 제 딴에는 나름 경의의 표시라나. 애칭은 리니.
▶주머니가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 차있다. 절반은 간식거리, 절반은 손수건이나 실, 수첩같은 것들인데 본인은 '언제 필요할지 모른다'면서 꿋꿋이 갖고다닌다.
▶허약하다. 잔병치레 하는 빈도는 평범하지만 체력이 남들보다 현저히 떨어지는데, 특히 폐활량은 가히 안쓰러운 수준. 산책은 즐기지만 그 이상의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학교 무도회에는 아직 한 번도 참석해본 적 없다.
선관 :
휴 허셜 오이스턴(Hugh Herschel Oyston) - 처음으로 만난 반순혈주의자. 입학식 날부터 거하게 싸웠다가, 3학년을 기점으로 친해진 절친이다. 그에게 사상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라이너스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막역한 친구.
채드 헤네시 융 (Chad Hennessy Young) - 기숙사 동기.막 반순혈주의로 돌아섰을 무렵, 이전에 싸웠던 그에게 사과했으나 욕만 잔뜩 먹고 돌아왔다. 이후로는 최대한 피하면서 지내려 노력 중. 그를 '거짓말쟁이' 라면서 몹시 못마땅해한다.
갈등허용여부
O
"어쩐지 쎄하더라니..."
이름 : 라이너스 알레이 라미레즈 (Linus Arleigh Ramirez)
국적 : 미국
나이 : 28세
키/체중 : 188cm / 78kg
진영 : 중립
외형 : 까만 리본으로 깔끔하게 올려묶은 긴 금발. 살짝 처진 보라색 눈에 동글동글한 안경, 늘 짓고 있는 서글서글한 웃음 덕에 누가봐도 서비스 업종이 천직이라는 평을 듣는다. 본래 체력이 좋은 편이었으나, 과중한 업무로 인해 날이 갈수록 허약해지는 중. 긴 손가락에는 자잘한 화상자국이 남아있다. 카페에서는 언제나 흰 셔츠에 리본과 똑같은 색의 앞치마를 입는다. 항상 쌉쌀한 커피향이 나는 사람.
카페 오너. 바리스타 자격증 및 각종 조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본래 한적한 동네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게 꿈이었던 선량한 소시민. 직접 인테리어까지 마치고 막 개업한지 일주일 째 되던 날, 그의 첫 카페는 마피아들의 격전에 휩쓸려 통째로 날아가고 말았다.(...) 유독 감이 안 좋아 출근하지 않았던터라 다치진 않았지만.
두 번째로 연 카페도, 세 번째로 연 카페도 무슨 연유에서인지 늘 쎄한 느낌이 찾아왔고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총격전이나 칼부림이 일어나고 집기가 부서졌다. 이런 일이 수없이 반복된 끝에 일반 손님들은 모두 떠나고, 카페 협탁과 유리가 방탄이라는 소문을 들은 마피아들만이 손님으로 남아있는 상태. 이 상황이 미칠 노릇이지만 마피아가 무서운 그는 아무말도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카페에서 물 없는 아메리카노와 포트와인과 콜라를 주문하거나 고기요리를 찾는 마피아들 덕에 그의 요리실력과 냉장고 크기는 점점 늘어만 가는 중. 어지간한 요리는 모두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카페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한지 오래지만, 그는 꿋꿋이 이곳을 카페로, 자신을 바리스타로 소개한다. 마지막 자존심이다. 바리스타로서도 요리사로서도 실력이 굉장히 뛰어나 마피아들이 좋아한다.
감이 몹시 좋은 편. 거의 예언 수준의 정확도를 자랑하는데, 그는 늘 총격전이 벌어지거나 위험이 찾아오기 최소 다섯 박자 전에 '쎄한 느낌'이 온다. 그저 체력 좋은 요리사일 뿐인 그가 총알밭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이것 덕분이다. '쎄한 느낌'이 올 때면 재빨리 가게 문패를 Close로 바꾸고 협탁 밑에 숨는다. 이 능력(?)으로 간혹 마피아들이 거래장소를 선정할 때 도움을 주기도 하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차마 거절할 용기가 안 나서 들어주는 것에 가깝다. 거래 장소와 지도를 보여줬을 때 "여긴 안 되겠는걸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그 날은 어김없이 경찰과 마약탐지견이 뜨는 날이다.
처음 카페를 열었을 무렵에는 주먹질에도 덜덜 떠는 소시민이었으나, 가게가 딱 132번 터지고 제 협탁 밑에도 총을 구비해둔 지금에 이르러선 폭력사태에 지나치게 익숙해져버렸다. 이미 총격전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수준. 외려 단골손님이나 친한 사람 쪽이 밀린다 싶으면 슬쩍 지원사격을 하곤 '난 아무것도 몰라요'모드로 도로 숨곤 한다. 그저 이 화약 냄새를 어떻게 지워야하나 머리를 싸맬 뿐이다... 그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가게에서는 늘 커피와 찻잎 냄새가 난다.
본인은 자신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으나, 하루하루 일반적인 상식과 도덕관념에서 착실히 멀어져 가는 중이다. 여전히 목숨의 위협은 무섭지만 마피아가 일반적인 손님으로, 총격전이 그저 그런 이벤트로 느껴질 정도. 스스로는 자기가 마피아를 무서워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손님들이 하는 부탁은 어지간해서는 거절하지 못한다.
카페 내의 유리와 협탁은 모두 방탄 재질이다. 그가 난데없이 발로 협탁을 차서 쓰러트려도 당황하지 말자. 쎄한 느낌이 온 것이니 자연스럽게 같이 숨으면 된다. 방탄처리한 쟁반을 몹시 애용한다.
카페가 매일 날아가고 매일 부서지는데도 순식간에 복구되는 것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난무한다. 그 인테리어며 재건축 비용이 어디서 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미국 갱단 독자라든가, 스위스에 있는 금고만 500개라든가, 전세계 초콜릿 공장이 모두 그의 소유라든가 그가 점찍어둔 땅에서는 무조건 유전이 터진다는 소문까지 도는 중. 이에 대한 질문에는 항상 '하하 손님 한 잔 더 드시겠습니까'로 일관하고 있다.
어째 가게가 꾸준히 넓어지고 취급하는 메뉴도 점점 많아지는 중. 터질 때마다 증축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데 반쯤은 사실이다. 마피아들이 허구헌 날 찾아와 테이블 빛 가구를 모조리 방탄으로 바꿨는데, 이게 마피아들 입소문을 타면서 '안전한 카페'(...)라는 인식이 박혀버린 것. 덕분에 손님도 기상천외한 주문도 매일 늘어간다. 마지막 양심으로 아르바이트 생은 쓰지 않고 온전히 혼자 가게를 운영하고 있기에, 매일매일 과로 중. 실제로 쓰러진 전적도 꽤 된다.
처음 개업한 이래 카페가 날아간 건 (전면유리 박살+벽 일부 훼손 기준) 총 132번. 100번째 터진 후 기념 아닌 기념으로 한동안 버섯구름 모양 쿠키를 증정했는데, 몇 개는 눈물로 축축했다는 소문이 돈다.(...) 5번쯤 터질 때까지는 늘 내 가게에에에 하고 패닉에 빠졌으나, 지금은 '건물이 중요하나 물건이 중요하나 사람 목숨이 중요하지 그 중에서도 내 목숨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해탈했다는 뜻이다.
커피에 대한 애착이 굉장하다. 본인도 카페인 중독자로, 드물게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는 조용히 커피를 마시면서 평화를 즐긴다. 그렇게 가게가 날아가는데도 이 일에 매달려 있는 걸 보면 저거 독종 아니냐는 평가가 오가기도.
단골손님에게는 쿠폰을 발행해주고 있다. 서비스정신 하나는 투철해 손님들은 나름 살뜰히 챙기는 편.
▷텍관
아슈키 맥클레인
첫인상은 영락없는 민간인. 선한 인상에 등에 매고 있던 바이올린 케이스로 그가 마피아인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어김없는 쎄한 느낌에 그에게 도망치라고 말했지만, 바이올린 케이스에서 나온 건 다름아닌 총이었다. 그 후로도 꾸준히 찾아오는 그를 짝사랑하는 중. 그에게서 총 잡는 법을 배웠다. 매번 웃는 얼굴이 그려진 오므라이스를 내온다.
프라이하이트 랑크레
카페 단골손님 중 하나. 제 가게를 꾸준히 찾아오면서도, 어지간하면 집기를 부수는 일이 없는 그녀를 몹시 젠틀한 손님이라고 생각한다. 카페에 와서 콜라를 주문하는 센스는 아직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종종 서비스로 케이크를 내어주곤 하는데, 제 앞치마 주머니에 마약을 넣어줄 때마다 굉장히 당황하곤 한다. 어떻게 처분할 길이 없어 막막하다나.
재커라이어 유리 세릭
세 번째로 카페를 열었을 무렵, 피 묻은 몽키 스패너를 들고 온 그를 보고 겁에 질렸었다.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 한 채 계산하느라 혼났다고. 마피아들에 몹시 익숙해진 지금도 첫인상이 워낙 강렬했던 탓인지 조금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에게 내줄 카라멜 마끼아또와 딸기 쇼트 케이크에는 유독 정성을 쏟으며, 세릭 씨, 라고 부르고 있다.
테스티아로 아마리아
카페 단골손님. 식사시간마다 찾아와서 식재료와 제 체력을 모조리 거덜내고 사라진다. 요리솜씨를 늘리는 주범. 늘 쿠폰을 잃어버리고 마는 그를 애잔하게 바라보며 서비스 쿠키를 쥐어주곤 한다. 종종 카페 내에서 난동 부리는 무뢰배들을 테스가 사정없이 패서 내쫓을 때마다, 방금 밥 먹던 사람과 저기있는 불곰이 동일인물이 맞나 놀라워한다.
하비안 밀레디어
'늘 마시던 그거'를 주문할 때마다 물 없는 아메리카노(...)를 내온다. 정말 오래된 단골손님으로, 기상천외한 주문으로 라이너스의 창의력을 시험하는 주범. 방탄 테이블과 서비스를 보고 마피아들에게 좋은 카페라며 소문 내주는 그를 차마 미워하지 못한다... 종종 챙겨주는 총과 마취약은 잘 보관하고 있다. 가끔 그가 싸우다 밀릴 때면 지원사격을 해주곤 한다.
휴 스웨인
늘 커피가 아니라 홍차를 시키는 이상한 손님. 그가 던지는 꺼림칙한 농담에 뒷목이 서늘해지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라고. 가게 집기를 부수는 일도 잦아서 그가 찾아오는 날이면 해탈하고 만다. 그가 선물해주는 찻잔 세트를 방탄 유리로 된 진열장에 잘 전시해두지만, 글쎄. 이 카페가 언제나 그렇듯 그리 오래가지는 못한다.
에스테바우 도스 레이스
카페 단골손님. 자신을 샤일로파라고 소개하는 그를 보면서 어째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나중에 스파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야 그게 무슨 느낌이었는지 깨달았다. 그의 전용잔을 유독 소중히 보관하는데, 까딱 손님 부주의로 깨졌다간 카페가 엎어지기 때문. 루시 좋아하는 티를 낼 때면 늘 그러려니- 하면서 들어주곤 한다. 언제나 질 좋은 포트와인을 준비해두고 있다.
나타샤 벨로우소프
이 카페에서 '카페스러운' 메뉴를 주문하는 몇 안 되는 손님. 주로 안 쪽 테이블에서 시간을 보내는 그녀에게 종종 서비스 쿠키를 건네주며, 가볍게 잡담을 나누기도 한다. 특별한 조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서, 다른 마피아들에 비해 비교적 편하게 느끼고 있다. 단골 음료는 그린티 프라푸치노.
휴 허셜 오이스턴
카페 벽에 걸 문구를 정해준 손님. 꽤나 단골로, 보통 흡연석에 앉아 조용히 커피를 마시고 돌아간다. 그를 비교적 평범한 손님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김없이 총격전이 벌어지던 날, 제가 걸어준 글귀가 걸린 벽 쪽으로 몰린 휴를 보고 저도 모르게 총으로 상대를 쏴죽였다. 첫 살인을 저지르고 패닉에 빠진 자신에게 시를 읊어주던 그를 미친놈이라고 생각하지만 입밖으로 내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 그가 그 때 일을 꺼내거나 그 시를 읊어줄 때마다 굳어버린다.
미셸 그레고리
하루에 한 번은 꼭 핫초코를 같이 마시는 친구. 카페에 찾아오는 손님들 중 유일하게 편히 말 할 수 있는 상대다. 정말로 천사같은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미셸이 일에 대해 얘기해줄 때면 언제나 쿠키를 건네주면서 열심히 들어준다. 새 옷을 입고 찾아올 때마다 성심성의껏 칭찬한다. 몹시 아끼는 아이.
재스퍼 블런트
카페 살림을 부숴버리는 사람 1위. 다른 손님들은 도저히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압도적이다. 샤일로에게 바칠 커피를 사겠다며 매번 찾아오는 단골. 그 자체는 나름 점잖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루시파와 마주칠 때마다 가게를 사정없이 박살내버리는 모습을 보며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가 아니라도 가게를 부수는 손님은 많기에 크게 신경쓰진 않지만, 재스퍼가 방문할 때면 '쎄한 느낌'이 풀가동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단골쿠폰과 서비스 쿠키를 내주고 있다.
리첼 챔버
카페를 찾아오는 몇 안 되는 일반인 손님. 그녀가 저를 의심하는 것은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편안히 말할 수 있는 상대가 생겼다는 것을 몹시 기뻐하고 있다. 자주 서비스로 무언가를 내어오는 건 그녀가 더 많이 찾아왔으면-하는 마음도 분명 적지 않다. 유독 재잘재잘 떠들게 되는 사람.
채드 헤네시 융
옛 연인. 채드가 루시 패밀리에 들어간 것을 알고선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냐'면서 깊은 배신감을 느껴 헤어졌다. 몇 년 후 제 카페에서 손님과 점장으로 다시 만난 사이. 매일매일 찾아오는 그를 영 못마땅해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내쳐버리지도 못한다. 약간의 미안한 마음도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 그에게 말할 때는 부러 손님, 이라면서 거리를 둔다.
노아 러벳 캠벨
자주 벽과 테이블에 나이프 자국을 남기지만, 그럼에도 그를 나름 얌전한 손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남들에 비하면 싸우는 빈도도 적고 무엇보다 '카페메뉴스러운 것'을 시키는 몇 안 되는 손님이기 때문. 그에게 단골 쿠폰을 내어주고 있으며, 종종 서비스로 케이크를 가져가면서 그의 반응 보는 걸 즐거워하고 있다. 내심 귀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본인 앞에서는 티내지 않는다.
페리스테라이트 플레임로즈
카페에서 곧잘 몽블랑을 주문하는 단골 손님. 비교적 얌전하고 기물 파손도 적어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다. 또래에 비해 성숙해보인다고 생각한다. 그와 아슈키가 거의 부자관계나 다름없는 것 또한 알고 있으며, 저를 놀릴 때마다 어김없이 말려드는 중.
루시 시델리아
매번 핑크레이디를 주문하는 손님. 그녀와 휴가 손님 꼬시는 내기를 할 때마다 역시 마피아들의 사고는 굉장하구나-라고 생각하며 관망한다. 그녀의 다혈질적인 성향을 눈치채고 있기에 늘 조심스럽게 대하려 노력 중. 간혹 카페 벽에 나이프를 꽂아버리긴 하지만 그녀 정도면 얌전한 손님이라고 생각한다. 종종 타로점을 요청하고 있다.
유우니 헤르베르트
처음 카페에 찾아온 시점부터 심상찮다고 느낀 사람. 쎄한 느낌에 피냄새까지 풍겨왔으니 그럴 법도 하다. 총격전이 벌어지면 저를 엄호해주는데에 몹시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 분명 너무나 고맙지만 그의 앞에서 완전히 안심하지는 못하는 자신이 미안해지기 때문이라나. 가게가 터졌을 때 위로해줘도 비슷한 기분. 파스타 공짜쿠폰을 발행해주고 있다.
라미 엘켄
웃는 얼굴이 그려진 탄피를 쥐어주곤 하는 손님. 종종 제 총을 자랑하며 테이블을 작살내는 것만 빼면 참 발랄하고 착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단골 메뉴는 밀크 쉐이크. 그녀가 다녀간 이후에는 자리에 떨어진 탄피들을 정리하느라 잠시 분주해진다. 엘켄 양 이라고 부르고 있다.
샤일로 브루벨
얼음을 절반 채운 잔에 에스프레소 3샷, 보드카 한 병과 가끔 우유 한 잔까지. 단골손님들의 메뉴는 모두 꿰고 있지만 아마 잠결에도 '샤일로님의 주문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마피아에 어련히 익숙해진 지금도 샤일로가 직접 찾아오는 날이면 언제나 긴장하고 만다. 그와 별개로 그녀의 연주는 흠잡을 곳 없이 아름답다고 생각. 자주 서비스로 쿠키를 주곤하는데, 입에 맞는지 몰라 조금 걱정 중. 수리비를 지원받을 때마다 신세진 기분까지 더해져 점점 대하기 힘들어지는 사람이다.
블라디미르 세베르니츠
제 카페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 종종 먹을 것을 가져다 준다. 사실상 이웃인 셈인데, 거기다 제 카페를 제외한 중립지대는 처음 본 터라 상당히 놀랐다고. 그가 별 의미 없이 던지는 위로에도 많은 위안을 받고있는지 그를 찾아갈때면 항상 양손이 묵직하다. 제 푸념도 정보가 되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넋두리를 늘어놓고는 하는데, 그 대가로 이런저런 정보를 얻을 때마다 점점 더 달관해가는 듯 하다. 같은 중립구역입에도 평화롭기 그지없는 그의 사무실을 볼 때면 늘 허탈해진다.